여행

하노이와 베트남풍물(나가며)

세심 엄용식 2010. 1. 21. 22:13

하노이 선셋크루즈

 

 

 저녁은 하롱베이항구로 돌아와 호텔에서 잠시 쉰 뒤 '사이공 하롱'이라는 큰 배를 타고 식사를 하면서 선셋크루즈를 즐겼다.  우리가 아는 일부 한국음악과 월남노래가 나오면서 여자악사가 우리 가야금같은 악기로 연주를 하는 데, 은은한 가운데 식사를 즐길 수 있어서 호사스런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이런 걸 보면 패키지관광도 부정적으로만 볼 것도 아니다.  대중화되고 값싸며 상품속에 세부항목들을 잘 골라 가면 충분한 가치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특히 가이드를 잘 만나야 되는 데, 이는 정보도 많이 듣게 되고 장시간 여행에 귀가 즐거울 수 있으니 말이다.

 

 선셋크루즈 배에서 월남현악기를 연주하는 여악사

 

 아침에 나오면서 보슬비가 조금씩 내렸다. 하롱베이 전통시장에 들어가 볼 수 있도록 관광버스를 길가에 세우고 30분이내에 다시 이 곳으로 오라고 한다. 시장내부에는 주로 식품들인데, 월남사람들이 즐기는 야채와 수산물, 과일들과 먹거리를 살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언제 보니 월남은 요리가 발달한 국가라고 TV에서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쌀국수만 알고 있었는 데, 세계적인 요리가 많은 국가라 하니 문명국가자격이 있다 하겠다.

 

 

 

  소라와 조개, 고동 등이 비슷한 것 같지만 조금씩 다르다. 특히 다슬기같이 생긴 놈이 있어 주의를 끌었는 데 희한하게 길쭉하다.  우리시장에도 월남갈치라든지 오징어, 홍어 등 생물들이 많이 들어 오지만 맛은 다르다. 조개나 고둥 등 맛은 어떨까, 하긴 팍치와 같이 우리 홍어삭힌 걸 이 사람들에게 먹이면 입을 내밀겠지만, 이국적인 건 이국적인 거다. 자꾸 길들이기 따라서는 맛도 못잊을 맛이 된다.

 

 호지명 영묘앞

 

  호지민 영묘에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걸 보면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되나 하는 걸 배우게 된다. 서민적인 풍모와 무엇하나라도 아끼고 검약하게 살았던 지도자의 모습을 보게 된다. 밑에 그림은 영빈관으로도 쓰였다는 데, 외관이 무척 정갈하고 주변의 정원수들이 대단하였다. 이 건물 우측에 '연리지'가 있었는 데 그 모습이 절묘하다.

 

 예전에는 영빈관으로 가끔 사용되어 졌다고 한다.

 

  아래 하얗게 된 부분까지 내려와 땅에 꽂힌 나무가 사실은 가지라 한다.  그게 '연리지'나무처럼 서있고 위에 가면 큰 나무에 박혀 있어 연리지 나무로 보인다. 밑의 그림은 무슨 조그만 나무 순들이 자라 올라오고 있는 것 같은 데, 사실은 큰 나무의 뿌리이고 그것들이 자라 올라오는 것이란다. '세상은 넓고 볼 일은 많다'는 게 실감난다.

 

 뿌리가 삐죽삐죽 올라오는 나무

 

 주석궁에서 여러 정원을 감상하고 나오면 근처에 '일주사'를 들르게 된다. 호수에 절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 하나뿐이라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데 원래 이 절은 왕조시대에 왕이 아들을 점지해 달라고 백일기도를 드리면서 마침내 얻은 절로 유명하다고 한다.

 

 일주사 앞에서

 언제나 오토바이로 비좁은 하노이거리

 

  역시 월남의 도시들의 러시아워는 오토바이 물결이다. 시클로를 타러가는 길에 오토바이 부대를 만난다.

시클로는 프랑스식민지 시대에 만들어 졌다는 데, 한 시간 정도에 20불가량 한다. 물론 팁은 2불씩 주면 맞고 타는 정취도 있으나 시내교통의 복잡함과 매연때문에 장시간 타는 것은 좀 불안하다.  이 곳은 시내 중심이 되어서 그런 지 프랑스풍 건물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는 데, 가이드가 36거리라고 알려 주었다.

 

 

 수상인형극장에서 

 

수상인형극은 이렇게 시작된다. 궁중아악대가 나와 먼저 인사를 하고 전주를 시작하고 있다 보면 무대에서 인형들이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인형을 조종하는 예술가들이 하는 건 다 같은 데, 발을 친 무대뒤에서 긴 대나무막대기 안에 여러 개의 줄로 인형들의 표정을 정교하게 다루는 게 여간 흥미로운게 아니었다.

 

 

 

 용놀이, 물위의 오리, 궁중놀이, 농사짓는 모습, 전쟁하는 모습 등 다양하고 그 나라 역사와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패키지 중간중간에 나오는 물건파는 곳. 교포박사님이 하는 웅담채취하는 반달곰농장, 무소뿔로 만드는 밥주걱과 머리빗 파는 휴게소, 히노끼 피톤치드액 파는 곳 등이 생각난다.  어떻게 보면 광고를 낼만한 좋은 아이템들이기도 한 데, 가이드들의 주머니와 연결되고 관광객들의 피로와도 연결되니 안타가운 일이다.

 

 

 

 이제는 하롱베이관광을 끝내고 노이바이 공항을 떠나오는 일만 남았다. 하노이에서 다시 신도시를 거쳐 꺼꾸로 공항까지 오는 데 4Km나 되는 탁롱교를 거쳐 오면서 전에 가이드가 한 말이 생각나서 다리위 가로등위 광고판을 보니 전부 LG전자 간판이다. LG전자가 기여를 해서 정부에서 다른 업체는 광고를 못하게 한다고 하니 대단하다.  냉장고.LCD 제품의 60%를 차지한다고 하니 이제 세계적인 기업인 셈이다.  공항대합실에서도 LG전자 간판이 보이는 게 여간 반갑지 않았다.'대~한민국' 화이팅!

 

 

 

그간의 정을 나누며 가이드, 운전기사와도 헤어졌고 우리 일행들과는 하나 둘 헤어지기 시작했다 인천공항에서 내리면 인사할 시간도 없어 미리 여기서 인사해 둔다. 회자정리라 만나면 헤어지기 마련이지만 아쉬운지 어린아이는 그간 사귄 누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친절했던 베트남사람들에게도 이젠 안녕이다. 신꺼먼(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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