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과학

빅 히스토리

세심 엄용식 2014. 5. 18. 21:15

과학과 Big History

2014. 4. 11일 저녁 9시 용인에서 방송을 돌리다가 히스토리채널에서 빅 히스토리라는 내용을 보게 되었는 데, 무척 과학적이고도 우주와 지구, 인간, 문명의 탄생까지를 조명하는 내용으로 일반인들로서도 누구든 이를 부정할 수 없고 시사하는 바가 많아 그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그림5-8> 빅히스토리 복잡계 진화상에서 임계점별 에너지소비밀도

빅히스토리의 개념은 최초에는 아무 것도 없었으며 빅뱅이후 우주가 진화할수록 복잡계가 더해갔고 이는 불가역성을 띤다는 단순한 논리에서 시작한다. 위 그림은 임계국면을 지나면서 복잡한 것들이 생길 때 똑같은 단위와 단위 시간당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지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대표적인 사람이 하버드 대학교의 에릭 셰숑(Eric Chaisson) 같은 천문학자인 데, 복잡성의 원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복잡성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조건(Goldilocks Conditions)이 필요한 데, 별이 생기고 그 후 별 주변에 행성이 생기기 위해서 어떤 조건이 필요했는가 각각의 조건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종류의 학문이 등장하게 된다.

빅히스토리에서 우주와 인간과 문명을 구분하면 아래와 같이 8가지 임계점에 따른 시대구분을 할 수 있다. 인간을 위한 창조의 입장에서 빅히스토리를 보는 것이 인류원리이고 칼 세이건이나 스티븐 호킹과 같이 우연의 연속적인 결과일 뿐이라는 입장에서 보는 것이 평범성의 원리인 것이다. 스티븐 호킹과 같은 이는 처음과는 달리 현재 인간은 약 천억 개의 은하 중 하나인, 평범한 크기의 은하의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는 평범한 별 주위를 돌고 있는 평범한 크기의 행성 위에 존재하는 화학적 거품 덩어리일 뿐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논의하기 전에 임계점(Threshold)이란 말 해석이 적정한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Threshold란 문턱, 한계, 기준 등의 뜻을 가지고 있고 어떤 환경이나 조건이 만족되면 전환상태가 되는 임계점을 말하며 과학부문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이다. 아래 8가지 Threshold중에는 환경조건이 갖춰졌다고 보아 임계점이란 과학용어를 사용하는 것 같은 데, Big Bang과 생명(Life), 인간, 캠브리안기 종의 대폭발 등은 어떤 환경조건이 만족되어서 발생한 것이라기 보다는 무언가 계획된 것 아니면 반복구현이나 조건설명이 잘 안된다는 점에서 문턱, 대폭발점 또는 혁파점(Breakthrough)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크리스천(David Christian)이나 브라운(Cynthia Brown)과 같은 빅히스토리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그 단계를 나누고 있다.

1. 우주의 탄생(Big Bang): 우주론, 물리학 (138억년 전)

2. 최초의 별과 은하(Stars & Milky Way): 천문학, 물리학 (136억년 전)

3. 원소(Elements)의 탄생: 화학, 물리학 (135억년 전)

4. 태양계와 지구(Our Solar System & Earth)의 탄생: 천문학, 지질학(45억년 전)

5. 생명(Life)의 탄생과 진화: 생물학 (38억년 전)

6. 인간(Human)의 등장과 진화: 인류학, 고고학 (20만년 전)

7. 농업과 문명(Agriculture & Civilization)의 등장: 고고학, 역사학 (1만년 전)

8. 근현대사회(Global Network)의 등장: 역사학, 인문학 (300년 전)

1 번째 임계국면은 빅뱅(Big Bang)이다. 빅뱅은 이 우주가 탄생하게 된 계기라는 점에서 빅 히스토리의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비록 현대 과학 수준으로 빅뱅에 대해 완전히 밝혀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우주의 존재를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빅뱅은 새로운 복잡성을 창조해 낸 전환점이라 볼 만하다. 만약 빅뱅이 조금만 더 중력이 쎘었다면 초기 우주는 다 흝어졌을 것이고 약했다면 별이 안생겼을 것이다.

2 번째 임계국면은 별의 등장이다. 전체적으로 텅 비어 있던 우주에 높은 온도를 지닌 별이 채워짐으로써 앞으로의 새로운 임계점을 위한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수소, 헬륨들로 인하여 초기우주의 별들이 탄생하게 되었으며, 고도의 융합온도는 새로운 원소와 더 무거운 원소들로 구성되는 별들의 탄생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한다.

3 번째 임계국면은 무거운 원소들의 탄생이다. 빅뱅 이래로 존재하던 원소 이외에, 별의 소멸과 폭발 등에 따라 주기율표에서 보듯이 새로운 원소들이 속속 등장했는 데, 이 역시 이후의 다양한 변화들을 위한 준비단계로서 중요한 전환점이라 볼 수 있다.

4 번째 임계국면은 현재 우리가 속한 태양계와 지구와 달의 탄생이다. 결국 두 세대 정도의 별들이 왔다 가고 핵융합에 의해 텅 빈 우주에 점차 금 등의 무거운 원소가 있는 태양계와 같은 다양한 은하들이 만들어지며, 임계국면이 진행됨에 따라 소행성과의 충돌로 물이 생기는 등 복잡성이 증가하는 과정이 눈에 띈다. 지구탄생과 함께 행성 등의 충돌로 지구에는 안정을 주는 달이 생겨났다.

5 번째 임계국면은 생명의 탄생이다. 적절한 위치에서 적절한 시기에 만들어져,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지닌 지구에서 마침내 30억년전 새로운 생명(단세포 DNA)이 탄생하게 되며, 5.4억년전이 되어서야 캠브리안 종의 대폭발이 일어나 생명은 점차 복잡해 지는 진화과정을 거쳐 마침내 6500만년전 소행성이 충돌해 파충류는 멸망하고 포유류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하는 데, 이 사건도 소행성이 5분 늦었거나 빨라 충돌을 면하였다면 이 지구는 여전히 파충류가 지배하고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런 지구환경의 대청소에는 빙하기도 한 몫을 한 것으로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6 번째 임계국면은 인류의 등장이다. 400만년 전에 발생하는 유인원은 35만년 전쯤 아프리 카에서 단 한 번의 탈출로 세계로 퍼치게 되고 추위에 옷과 태양광선의 역할로 다양한 인종 이 발생하고 전 세계에 퍼지게 되는 데, 베링해협과 빙하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유인원의 팔은 이제 앞으로 정확히 던질 수 있는 형태로 변화되었으며 불을 이용한 음식은 인간의 내장길이를 줄이고 다른 장기의 발달을 가져오게 되었는 데 특히 뇌가 커지게 되는 원인이 된다. 6만년 전에는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으며 또한 집단학습은 중요한 전기를 가져 온다.

7번째 임계국면은 농업혁명이다.

초기 인류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다가 1만년 전 무렵부터 환경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일곱 번째 임계국면인 '농경의 시작'과 가축 등 동물의 이용이다. 이는 곧 생산성향상으로 세계는 거의 최초의 문명에 해당하는 수메르문명 등과 최초의 제국인 아카드제국이 등장한다. 저자들은 세계 각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농경 문화에 대해 설명하며 농경이 발달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5천년간 문명들의 충돌과 제국의 발달이 일어난다.

8 번째 임계국면은 근현대 사회의 등장이다. 중국에서 화약이 제조된 뒤 300년만에 유럽에 들어오고 인쇄술이 보급되며 대항해시대가 열린다. 산업혁명 이후로 농경 문화에 의존하며 살아오던 인류의 삶은 급격하게 변화하였으며, 현대 사회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복잡한 사회로 급변하여 자원이 고갈되고 정보화되는 시점을 맞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주의 역사는 우주의 탄생이라 할 수 있는 빅뱅에서부터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여러 다양한 전환점들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책들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인류미래'를 검증하며 그 후의 임계국면들을 제시해 보고 있다.

한 가지 더 살펴볼 것이 있다. 이 거대하고 은밀한 우주와 인간의 역사를 아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우라늄과 라듐을 발견해 노벨상을 받은 퀴리부인은 생전에 원소를 발견한 것에 대해 특허를 내라는 권고에 개인이 받을 일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방사선을 내는 그 물질을 다룰 만큼 인간의 지혜는 성숙한 지 매우 걱정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Big History를 알고 그 구조를 생각해 보며 인간이 가는 길을 모르겠다면 바로 지금이 무한히 작은 우리 인간들의 운명과 미래, 그리고 창조주 신(GOD)에 대한 성찰과 자신의 성숙한 지혜를 갈구해 보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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